동아리 탐방-화순작설차회
조선 최고의 차, 능주 작설차의 얼이 피어나는 모임
새화순신문 | 입력 : 2018/07/18 [22:43]
v어스름이 조금씩 푸른 실타래를 풀어헤치고 해설피 빛멀미를 토할 때쯤, 고풍스러운 한옥 정자루에 삼삼오오 사람 그림자가 스며든다.
목요일 저녁 7시. 11년 동안 변함없이 시계추를 맞추며 차와 동반자가 된 25여명의 사람들. 바로 화순작설차회(회장 김재철) 회원들이 모이는 날이다.
▲화순작설차회 ‘화순작설차회’는 화순지역 차 재배자와 제다(製茶) 연구자, 차실 대표, 차를 즐기는 다인 및 예인 등이 중심이 돼 ‘화순 차’의 명맥을 되살리고, 널리 알리기 위해 창립됐다. 2007년 7월 첫 모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11년의 역사 를 가지고 있는 모임이다.
현재 회원은 50여명. 전국적으로 차(茶) 모임은 부지기수이지만 화순처럼 생산자와 연구자, 다인, 예술인, 시인, 학자, 교수 등 차 관련 인사들이 함께 자리를 한 것은 유례가 없다. 그동안 화순작설차회를 이끌어온 회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제1대 조기정 목포대 중문과 교수, 제2대 박근형 전남대 식품학과 교수, 제3대 신기호 전 보성차연구소 연구사, 제4대 김정운 전 농학박사, 제5대 김재철 제다 명인이다. 화순작설차회는 매달 한차례(두번째 주 목요일 저녁 7시) 정자루 또는 특별한 장소에 모여 주제 강연을 비롯해 다시(茶詩) 낭송, 행다(行茶) 시연 등 다채롭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화순작설차회의 발자취를 보면, 매월 정기모임을 비롯하여 달빛차회, 차만들기, 다례, 차유적지 답사, 차 따기 행사, 재능기부 송년회, 명인 초청 차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왔다.
▲‘작설’의 의미 아이 불러 눈뭉치 가져다가 소반 가득 옥가루 쌓아놓고 손으로 새겨 자욱내니 우뚝 솟은 산봉우리 비슷하구나 용천(龍泉)처럼 구멍을 파고 고인 물 퍼서 작설을 달이네 -혜심의 시 중 -
화순출신 고려시대 대선사인 진각국사 혜심스님(1178∼1234)이 지은 시의 일부이다. 진각 국사는 송광사에서 어린 시자(侍者)를 시켜 눈을 퍼다가 소반 가득이 쌓아놓고 고인 물로 차를 끓였다. 이 시 가운데 나오는‘작설’(雀舌)은 우리나라 최초 의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작설’은 참새의 혓바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차나무의 어린 잎을 의미한다.
▲“능주 작설차가 조선 최고” “200여년 전 조선후기 여류 문인인 ‘빙허각 이씨’(1759∼1825)가 팔도 특산물을 소개하는‘동국팔도소산’이라는 글에서‘조선 최고의 차는 화순 능주의 작설차’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 모임은 회원인 남부대학교 추민아 교수의‘차와 나의 일상’이라는 주제 강연을 가졌다. 강연은 짧게 마무리하고, 추 교수가 회원들을 위해서 준비해온 보이차의 시음 향연이 펼쳐졌다. 백차, 홍차, 대홍포, 철관음, 흑차 등등 우리 귀에 생소하고 진귀한 차들이 그 이름들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고운 빛깔과 향기, 독특한 맛을 우려낸다. 회원들의 모임은 사랑방 화롯불가 정담(情談)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겨우면서도 화기애애하다. 옛 시절 호남지방에서 흥했던 선비들의‘풍류(風流)차’분위기를 오롯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재철 화순작설차회장은“화순작설차회가 순수 아마츄어 단체로서 화순의 지역 문화를 이끌어가고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차 관련 행사를 적극 개최해 ‘화순 차’를 널리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문의:010-4691-1642 /이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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