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 야생황차

새화순신문 | 기사입력 2014/05/09 [05:56]

금성산 야생황차

새화순신문 | 입력 : 2014/05/09 [05:56]

 <이 아담함은 어디로부터 비롯됨인가
정갈한 시골집 담장이 발길을 끄니
사람들은 다소곳이 한 잔 세월을 마시는데
시나브로 자연이 기른 너를 가만히 한 잔 입에 갖다 대니
아, 속절없는 풍미가 나그네의 고단함을 녹게 하는도다.>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해발 451m)은 서울의 삼각산과 닮아 ‘소경’이라고도 불린다. 동쪽으로 광주 무등산, 남쪽으로 영암 월출산과 마주보고 있다.

나주평야에 우뚝 솟은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금성산신이 산다고 해서 나주사람들은 ‘상산(上山)’이라 부른다. 견훤과 왕건이 접전을 벌였다는 금성산성지가 있는 산정에 오르면 나주시가 한눈에 잡힌다. 발아래 영산강 물길도 손금처럼 보인다. 산정은 동서남북으로 오도봉, 노적봉, 다복봉, 정녕봉 등 4개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야생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전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신품종 개발 잠재력이 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주 향교 입구에서 30m, 금성명다원이라는 정겨운 간판을 달고 푸근한 아버지 미소로 누군가가 기자를 맞아준다. 송영건씨다. 공식 직함은 금성명다원 대표이다.

# 고흥 출신이 찾아든 ‘제2의 고향’
그의 고향은 고흥이다. 갈매기 날고 파도가 춤추는.
그가 나주에 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당시에 선망의 대상이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아내가 직장(나주 다시초 영양교사)을 나주로 옮기게 되면서 아내와 함께 그가 제2의 고향이라고 얘기하는 나주로 오게 됐다.
송 대표는 2~3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산책과 등산만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금성산 야생차 군락지를 발견하게 됐다. 푸른 빛의 야생차 골짜기, 그에게는 별천지만 같았다. 그 푸른 빛 나무의 정체가 차나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그는 차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운학 선생이 지은 ‘한국의 차문화’를 읽으며 차와의 인연을 깊게 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듬해 그는 생애 최초로 찻잎을 따서 혼자서 조그만 솥에 차를 덖었다. 역사적인 금성차의 시원을 열게 된 것이다.

# 화개로, 보성으로… 벤치마킹
그의 차를 향한 열정은 불타올랐다. 차로 이름난 화개, 보성, 벌교 등지에 직접 찾아가서
차 생산과정과 제조법을 벤치마킹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결국 그만의 차를 만들게 됐다.
그러한 그의 정성과 차에 대한 사랑은 각종 품평회에서 두각을 떨치기 시작했다. 2011년 6월 대한민국차품평대회 발효차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지난 10월 보성에서 열린 세계명차품평대회 및 대한민국차품평대회에서 금성산 야생황차가 발효차부문에서 영예의 금상을 차지했다.

# 차문화의 생활화에도 앞장
송 대표는 시민들이 차의 맛과 매력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동호회인 나주차사랑회를 이끌고 한국차문화협회 나주지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차를 연구하고 직접 만들고 차생활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차를 바르게 이해하고 많이 마실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나주중학교 방과후교실에서 차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20여년을 나주에서 살아온 그에게 나주는 고향이나 진배없다. 그는 “나주는 초의선사의 출가지(다도면 운흥사)가 있는 고장으로, 차의 역사가 깊고 야생차 또한 전남의 어느 지역보다 넓게 분포되어 있을 뿐 아니라 향미가 뛰어나다. 시민들이 관심을 기울이면 소득으로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원이다”고 주창한다.


# “일반인들도 누구나 마실 수 있게…”
그는 “전남지방은 차 생산지 면적은 넓은 편인데 차문화는 뒤떨어져 있다. 따라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및 육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차의 기호상 경제적으로 풍요한 특수 엘리트 계층만 선호했던 문화를 확대해 일반 서민들도 누구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차 관련 행사도 많이 열었다. 영산강축제 때 나주목사 내아에 설치한 부스를 통해 차 시음회 및 홍보, 금성관 동익헌에서 나주시립국악단과 함께 펼쳤던 다례 시연 등이 그것이다.

# 그만의 홍차 개발도 꿈꾼다
그는 꿈을 가지고 있다. 나주, 전남인들의 차에 대한 열악한 환경 극복과 인식 전환을 위해 거리낌 없이 힘을 쏟기를 원한다. 아울러 금성산 녹차를 세계적인 명차로 발전시키는 것과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나주 금성산 홍차를 개발하여 국가 브랜드 제고 및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작고 소담한 꿈이 하나 더 있다. 여성 차인들 위주의 차 모임이 아닌 남자들만의 차 모임, 이른바 ‘선비차회’를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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